5·18 광주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은 18일, 광주와 전국 각지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를 다짐하는 추모와 기념 행사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 올해 기념식은 몇 달 전 계엄 사태의 영향으로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시민들의 참여가 더욱 두드러졌다.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정부 공식 기념식은 '함께, 오월을 쓰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기념식에는 5·18 민주유공자와 유족을 비롯해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등 정치권 주요 인사를 포함해 2천5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5.18기념식 참석한 대선후보들 / 사진=연합뉴스
기념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민주묘지를 찾아 헌화와 분향을 하며,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묘역 곳곳에서는 오월 영령들을 향한 눈물과 함께 "다시는 이런 역사가 반복되어선 안 된다"고 다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광주 외에도 서울,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시민단체와 지자체가 마련한 다양한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 서울에서는 5·18서울기념사업회 주최로 시청 광장에서 시민 추모문화제가 열려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5월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기념식 현장은 최근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긴장감이 돌았다. 오전에는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민주묘지 진입을 시도했지만,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격렬한 항의로 결국 7분 만에 발길을 돌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광주시민 이훈(54)씨는 "5월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민주묘지에 오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는 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더 강하게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념식에 참석한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은 기념사에서 "45년 전 오월 광주가 보여준 연대와 통합 정신이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갈등과 분열을 해소할 중요한 가르침"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이번 기념식을 맞아 민주주의와 국민 통합의 중요성을 거듭 다짐하면서도, 서로를 겨냥한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기념식 불참을 강하게 비판하며, "지금이라도 참배하며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 5·18 45주년은 과거의 아픔을 추모하는 것을 넘어 민주주의 수호와 헌정 질서 회복에 대한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가 표출된 현장이었다. 참석자들은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오월 정신은 더욱 강력하게 살아날 것"이라며 서로를 격려하며 민주화의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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