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이메일 전송

3%대 적금 전멸, 은행권 줄줄이 금리 인하

고은희 기자 2025-05-14 17:54:44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예·적금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와 시장금리 하락세를 반영한 조치지만, 고금리를 찾아 저축상품에 몰렸던 ‘예금 풍선효과’는 꺼지고, 소비자 불만도 커지는 분위기다.

본문 이미지
은행의 ATM / 출처=연합뉴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13일부터 예·적금 기본금리를 최대 0.30%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하나의 정기예금',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 등 총 12개 상품의 금리를 0.10~0.30%p 낮췄고, 우리은행도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를 0.20%p 인하했다. 이로써 연 2.0%였던 해당 상품의 금리는 연 1.8%로 조정됐다.

카카오뱅크 역시 오는 15일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 및 자유적금 금리를 각각 0.10%p 내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유적금 금리는 연 3.0%에서 2.9%로, 정기예금은 2.8%에서 2.7%로 하향된다.

은행권의 수신 금리 인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시장에 선반영되면서 촉발됐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상황에서도 채권금리와 시장금리는 하락세를 보이며, 은행들도 수익성을 고려해 예·적금 금리를 속속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기준 시중은행의 자유적립식 적금 평균 금리는 세후 2.29%에 불과하며, 세후 이자율이 3%를 넘는 상품은 단 하나도 없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적금 금리가 3%대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하락세다. 특히 하나은행의 '내맘적금'은 세후 이자율이 1.78%에 그치며 1%대 상품도 다수 등장했다.

소비자 불만 확산…“이제 어디에 돈을 넣나”
금리 인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축의 유인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예금이자 수익으로 생활비 일부를 충당하던 고령층과 안전자산 위주로 자산을 관리하던 일반 가계에게는 직접적인 타격이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60대 김영랑 씨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4% 가까운 금리를 받았는데 지금은 2%대도 어렵다”며 “정기예금 말고는 돈을 둘 데가 없다”고 토로했다.

향후 전망은?…기준금리 인하 따라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는 더욱 낮아질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세로 전환될 경우 수신금리 역시 단계적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금리가 낮아진다는 건 그만큼 자금이 시중에 풀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계 소비 회복과 기업 투자 여건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갈 곳 잃은 돈’이 다시 부동산이나 주식 등 고위험 자산으로 몰릴 경우 생기는 부작용이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예·적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은 투자처를 고민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정보 부족에 따른 피해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며 “은행권은 금리 조정에 앞서 금융소비자 보호와 정보 제공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식후 과일은 독? 식전 과일은 약!

식후 과일은 독? 식전 과일은 약!

과일은 당이 많아 당뇨병 환자에게 해롭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일을 먹지 말라’기보다 ‘언제, 어떻게 먹느냐&r
산오이풀, 싱그러운 위로

산오이풀, 싱그러운 위로

땡볕 비바람, 태풍 이겨내며 1915m 지리산 천왕봉 정상 바위틈에서 8월 중순 촬영된 산오이풀은 잎에서 오이와 비슷한 향이 난다고 하여 그 이름이 붙여
역사 속 오늘, 6월 16일

역사 속 오늘, 6월 16일

6월 16일은 저항과 혁명, 인권과 평등을 향한 투쟁이 세계 곳곳에서 분출된 날로, 정치·사회 변화의 도화선이 된 상징적인 사건들이 다수 기록되어
역사 속 오늘, 6월 15일

역사 속 오늘, 6월 15일

착륙으로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16시간에 걸친 이 비행은 인류 항공 기술의 새로운 장을 열며 국제 항공노선 개척의 전초가 되었다. ▶ 제1차 연평해
역사 속 오늘, 6월 14일

역사 속 오늘, 6월 14일

6월 14일은 인류 보건, 인권, 정치 전환의 역사적 분기점들이 포진한 날로, 세계사와 한국사 모두에서 다양한 전환이 일어난 날이다. ▶ 유엔, '세계 헌
역사 속 오늘, 6월 13일

역사 속 오늘, 6월 13일

6월 13일은 각국의 민주주의가 진전을 이룬 날이자, 과학과 문화,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이정표들이 새겨진 날이다. ▶ 대한민국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
역사 속 오늘, 6월 12일

역사 속 오늘, 6월 12일

6월 12일은 인류 역사에서 자유와 인권의 확대, 정치적 변화, 과학의 진보를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들이 두드러진 날이다. ▶ 레이건 미국 대통령, 베를
역사 속 오늘, 6월 11일

역사 속 오늘, 6월 11일

6월 11일은 인류의 혁신과 정치적 전환점, 그리고 갈등과 평화가 교차한 역사적 순간들이 얽힌 의미 있는 날이다. ▶ 미국 영화 『E.T.』 개봉, SF 영화
역사 속 오늘, 6월 10일

역사 속 오늘, 6월 10일

▶ 프리드리히 1세 바르바로사 익사 (1190) 제3차 십자군 원정 중이던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1세가 오늘날의 터키 남부 지역에 위치한 살레프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