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X(옛 트위터) 페루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찬찬(Chan Chan) 유적지에서 외설적인 낙서가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페루 문화부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라리베르타드 지역 찬찬 유적지 벽면에 검은색 에어로졸 스프레이로 남성 성기를 묘사한 그림이 발견됐다”며 “현재까지 최소 3곳의 벽체가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장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처음 확산됐다. 영상에는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가방을 멘 채 유적 벽에 낙서를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문화부는 “600년 이상 보존돼 온 유산에 대한 중대한 훼손 행위”라며 “경찰과 협력해 용의자 신원을 파악하고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페루 현행법상 유산 훼손은 최대 6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찬찬 유적지는 13세기부터 15세기까지 번성한 치무(Chimú) 문명의 수도로, 세계 최대 규모의 흙벽돌(어도비) 도시다. 198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마추픽추와 함께 페루 고대 문명을 대표하는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유네스코는 찬찬을 “사라진 치무 왕국의 중심지이자 도시계획의 걸작”이라 표현한 바 있다.
문화부는 전문가를 투입해 훼손 부위를 정밀 조사하고 복원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복원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리 체계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어떻게 세계문화유산에 버젓이 낙서가 가능했느냐”며 당국의 보안 허점을 지적하고 있다.
페루 정부는 찬찬 일대에서 진행 중인 고속도로 건설과 관광객 증가를 감안해 유적 보호 장치 보강, 감시 인력 확대 등 대응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페루에선 쿠스코 지역의 잉카 유산 ‘12각형 돌’ 일부가 훼손된 사례 등 반달리즘(문화재 파괴 행위)이 잇따라 보고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보존 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과 문화재 보존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술 교류도 확대 중이다.
이번 사건은 유산 훼손의 범위와 수법이 노골적이었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관심도 모으고 있다. 문화부는 “단순한 낙서가 아니라, 국민의 문화 정체성을 해치는 심각한 범죄”라며 “유산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과 국제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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