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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숨진 강릉 사고, 법원 “급발진 아냐”…유족 “즉시 항소”

최현서 기자 2025-05-13 14: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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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모습 (사진=강릉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2022년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숨진 12세 손자의 유족이 차량 제조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차량 결함보다는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유족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민사2부(부장판사 박상준)는 13일 고 이도현 군의 가족이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9억2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사고는 2022년 12월 강릉시 회산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도현 군의 할머니가 몰던 SUV 차량이 갑자기 가속하며 건물 외벽을 들이받았고, 조수석에 타고 있던 도현 군이 사망했다. 유족은 차량의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 결함과 자동 긴급제동장치(AEB)의 미작동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제동페달로 오인해 밟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사고가 차량 결함으로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급발진을 입증하기 위한 블랙박스 영상,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재연 실험 결과 등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족 측은 사고 당시 약 30초간 차량이 비정상적으로 가속한 점과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반복적으로 밟았다고 주장해왔다. 블랙박스에는 “이게 왜 안 돼, 도현아”라는 운전자의 다급한 외침이 녹음돼 있었으며 이는 급발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근거로 언론과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고 직후 “기계적 결함은 확인되지 않았고,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았으나, 경찰은 감정 결과의 명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운전자에게 형사 책임을 묻지 않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사고 이후 유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탄원서가 잇따르는 등 지역사회와 국민적 관심이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반복되는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한 구조적 조사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심 선고 직후 도현 군의 아버지 이상훈 씨는 “법원이 진실을 외면했다”며 “즉시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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