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구콘서트하우스 제공, 연합뉴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72)이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Teatro alla Scala) 차기 음악감독으로 공식 선임됐다. 1778년 개관 이후 약 250년 동안 이어진 라 스칼라의 역사에서 아시아인이 음악감독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라 스칼라 극장은 12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명훈이 오는 2027년부터 음악감독직을 수행하며, 임기는 2030년까지”라고 발표했다. 그는 리카르도 샤이 현 음악감독의 뒤를 잇는다. 이번 인사는 포르투나토 오르톰비나 총감독이 극장 이사회에 제안했고,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정명훈은 피아니스트로 국제 무대에 데뷔한 뒤 지휘자로 전향해 유럽과 아시아에서 활약해왔다. 라 스칼라와의 인연은 1989년 시작됐다. 이후 그는 이 극장에서 9편의 오페라를 84회 공연했고, 콘서트는 141회에 달한다. 역대 음악감독을 제외하면 단일 지휘자로는 최다 출연 기록이다.
라 스칼라는 “정명훈 마에스트로는 수십 년간 우리 오케스트라·합창단·필하모닉과 긴밀한 예술적 관계를 유지해온 인물”이라며 “그는 라 스칼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베르디 작품 해석의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시몬 보카네그라', '돈 카를로', '라 트라비아타' 등 이탈리아 오페라뿐 아니라 '살로메', '나비 부인', '피델리오' 등 다양한 시대와 레퍼토리를 넘나드는 해석으로 현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 밀라노 공연도 연일 매진과 기립박수로 이어졌다.
정명훈은 라 스칼라 필하모닉과 함께 베를린, 바르셀로나, 도쿄, 상하이 등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명성을 넓혔고, 2023년에는 라 스칼라 필하모닉 역사상 최초의 명예 지휘자로 추대됐다. 현재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수석 객원지휘자,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과 KBS교향악단의 명예직을 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부산 오페라·콘서트홀 예술감독에도 위촉됐다.
그의 경력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훈장, 이탈리아 공화국 공로 훈장, 한국 금관 문화훈장 등 세계 각국의 최고 훈장을 수훈했으며, 유니세프가 임명한 세계 최초의 지휘자 출신 친선대사이기도 하다.
이번 인사에 대해 리카르도 샤이 현 음악감독은 “오페라는 장기적 준비가 필요한 예술이기에, 지금의 결정은 시의적절하다”며 “정명훈은 라 스칼라를 이끌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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