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립해양유산연구소 제공, 연합뉴스 조선시대 한일 외교 교류의 상징이었던 조선통신사선을 재현한 목선이 261년 만에 오사카에 당도했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11일 조선통신사선 재현선이 일본 오사카항에 무사히 입항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부산을 떠난 지 13일 만의 도착이다. 이번 항해는 1764년 제11차 조선통신사 사행 이후 조선통신사선이 오사카에 도착한 첫 사례다.
재현선은 부산에서 출발해 쓰시마, 이키, 시모노세키, 구레, 후쿠야마 등을 거쳐 약 2000km에 달하는 뱃길을 항해했다. 선박은 조선시대 정사가 탑승했던 '정사기선'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한 목선으로, 길이 27m, 폭 9.5m, 돛대 높이 22m에 달한다. 건조에는 금강송 900그루가 사용됐으며, 전통 기법과 궁궐 단청을 응용한 의장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항해에는 국립해양유산연구소 홍순재·강원춘 학예연구사, 김효정 부산문화재단 과장, 김성원 선장 등 총 7명이 승선했다. 홍 연구사는 “거센 파고와 바람을 이겨내며 완주했다는 점에서 이번 항해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며 “261년 만에 재현된 이 뱃길이 오늘날 한일 간 평화의 물꼬를 트는 외교의 실천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입항 당시 오사카 항에는 지역 주민들이 '어서오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환영 팻말을 들고 나와 배를 맞이했다. 돛을 단 배가 천천히 항구로 들어오자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항해를 마친 선원들은 바지선에 내려 서로를 끌어안으며 성공을 자축했다.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 이후 조선이 일본 에도 막부에 파견한 공식 외교 사절단으로,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총 12차례 사행이 이어졌다. 사절단은 정사·부사·종사관을 비롯해 의원, 역관 등 약 500명 규모였고, 선박 6척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대규모 외교 행렬이었다.
이번 항해는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한국의 날’(5월 13일)을 기념해 이뤄졌다. 오사카 남항에서는 조선통신사선 입항을 환영하는 공식 행사가 열릴 예정이며, 부채춤·대취타·판굿 등 한국 전통 공연도 함께 선보인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향후 조선통신사선을 활용한 문화교류 사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다만 후속 항해 추진 여부는 예산 확보 여부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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