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쉴낙원 경기장례식장에 마련된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의 빈소 / 출처=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할머니가 지난 5월 11일 , 향년 97세로 별세했다. 나눔의 집은 이 할머니가 3월부터 건강 악화로 성남의 한 요양원에서 지내왔으며 이 날 오후 8시 5분 임종을 맞았다고 전했다.
부산에서 태어난 이옥선 할머니는 14세 때 중국 옌지(延吉)로 끌려가 약 3년간 일본군 위안부로 참혹한 고통을 겪었다. 해방 이후에도 귀국하지 못하다가 2000년 6월, 무려 58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이듬해 국적을 회복했다.
▲이옥선 할머니 / 출처=연합뉴스
귀국 이후 이옥선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국내외에 알리는 데 평생을 바쳤다. 2002년 미국 브라운대학교에서의 증언을 시작으로 일본, 호주 등지를 돌며 피해 사실을 증언했고,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통받았지만 2013년에는 미국·독일·일본 등 3개국 12개 도시를 돌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참상을 알렸다. 이동거리만 지구 한바퀴가 넘는 대장정이었다. 2016년에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다룬 영화 ‘귀향’ 제작진과 함께 미국을 방문해 피해의 실상을 널리 알렸다.
할머니는 한일 정부가 2015년에 체결한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합의는 잘못된 것이다. 정부를 믿고 살았는데 너무 섭섭하다"며 강한 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 합의는 생존 피해자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진행돼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옥선 할머니의 빈소는 경기도 용인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4일 오전에 엄수될 예정이다. 고인의 뜻에 따라 유해는 인천 앞바다에 뿌려질 계획이다.
이 할머니의 별세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단 6명만이 남게 됐다. 생존자 대부분이 90세를 넘긴 고령으로, 역사적 진실 규명과 정부 차원의 책임 있는 보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이옥선 할머니는 생전에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진실을 향해 목소리를 내며 살아온 용기 있는 인권운동가였다. 그의 삶은 역사의 상처를 마주한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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