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직격 “세계 최고 부자가 가난한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

최현서 기자 2025-05-09 16:41:44
▲사진=AP,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예산 삭감을 주도한 일론 머스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게이츠는 머스크의 행보에 대해 “세계 최고 부자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게이츠는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USAID 폐쇄는 홍역, HIV, 소아마비 같은 질병의 재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며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가장 가난한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건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USAID를 파쇄기 돌리듯 없애고 있다”
USAID는 1961년 설립된 미국의 해외 원조기관으로 빈곤, 감염병, 기근, 자연재해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년 수십억 달러를 전 세계에 지원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정부 효율부(DOGE)’를 신설하며 대대적인 정부 축소 작업에 착수했고, USAID 역시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2026년까지 예산의 80% 이상을 삭감하고, 해외 원조 프로그램 대부분을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부처를 이끄는 인물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다. 게이츠는 이와 관련해 “머스크는 USAID가 어떤 조직인지조차 모른 채 직원 대량 해고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지금도 창고엔 생명을 살릴 식품과 의약품이 쌓여 있지만 예산이 끊겨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기부는 언젠가 할 수 있다지만… 아이들은 지금 죽어간다”
게이츠는 머스크가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 회원인 점을 언급하며, 기부는 사후에도 이행할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의 행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언젠가 위대한 자선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세계 최빈국 어린이들의 죽음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이츠의 발언은 머스크가 지난 2월 X(구 트위터)에 올린 글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당시 머스크는 “USAID를 목재 파쇄기에 갈아 넣는 데 주말을 보냈다. 파티에 갈 수도 있었는데 말이야”라는 글을 남겨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게이츠는 이에 대해 “그가 주말에 파티를 가지 않은 이유가 USAID를 파쇄기 돌리기 위해서였다면, 그 대가는 너무 크다”고 직격했다.

“남은 재산 99%, 모두 세상에 돌려주겠다”
한편 게이츠는 이날 자신과 전처 멀린다가 설립한 게이츠 재단을 2045년 종료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그때까지 재산의 99%를 모두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20년 동안 게이츠 재단은 약 2천억 달러를 전 세계 생명을 구하고 개선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는 게이츠는 “더는 미룰 수 없다. 지금 내가 가진 자원은 가장 시급한 문제 해결에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게이츠 재단은 지금까지 감염병 퇴치, 백신 보급, 보건 의료 인프라 개선 등 세계 공중보건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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