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스타그램 릴스를 뜨겁게 달군 <장원영 얼굴 뺏는 주파수> 영상에는 이런 문구가 큼지막하게 떠 있다. 설명란에는 “팔로우 안 하면 효과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경고도 함께 붙었다. 과학도, 의학도 없이 단지 ‘소리’만으로 외모가 바뀐다는 이 영상, 정말 믿을 수 있을까?
영상은 검은 배경 위에 합성된 듯한 여성 얼굴, 반복되는 기계음, 그리고 마법의 주문처럼 이어지는 자극적인 문장들로 구성돼 있다. 제목은 과장 수준을 넘어선 위협적 표현도 동원한다. “한 번 들으면 장원영 얼굴로 살아야 한다”, “효과는 팔로우해야 극대화된다.” 미신과 바이럴 마케팅이 뒤섞인 이 콘텐츠는 지금도 수많은 MZ세대의 스마트폰에서 재생되고 있다.
이른바 ‘주파수 영상’은 특정 주파수를 들으면 외모가 바뀌고, 연애가 시작되고, 재회가 이뤄지고, 돈이 들어온다는 식의 믿음을 유도한다. 유튜브, 릴스, 틱톡 등 플랫폼에는 ‘예뻐지는 주파수’, ‘재회 주파수’, ‘합격 주파수’ 같은 제목의 영상이 넘쳐나고, 수십만에서 수백만 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댓글창은 후기라는 이름의 자기암시로 가득하다. “듣자마자 연락이 왔어요”, “요즘 예뻐졌다는 말 진짜 많이 들어요”, “면접 붙었어요” 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
그런데 정작 이 영상들이 기반하고 있는 ‘소리’는 어디서 온 걸까? 누가 만들었고, 어떤 원리로 효과를 낸다는 건지, 출처나 근거는 없다. 전문가 자문도, 과학적 설명도 없다. 대신 “기 받아가세요”, “좋아요 누르면 더 잘 됩니다” 같은 멘트가 마치 주술처럼 반복된다.
이는 일종의 디지털 주술이다. 과학의 껍데기를 입은 신종 플라시보 콘텐츠. 검증된 효과는 없지만, ‘믿는 순간 효과가 생긴다’는 자기암시를 통해 일시적 위안을 주는 구조다. 심리학적으로는 불확실한 현실에 대한 불안, 통제 불가능한 삶에서 비롯된 무기력이 이런 ‘마음의 의례’를 낳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문제는 이 콘텐츠가 단순한 놀이를 넘어선다는 점이다. “팔로우 안 하면 효과가 줄어든다”는 식의 표현은 명백한 심리적 조작이다. 외모, 연애, 합격처럼 민감한 욕망을 자극하면서도, 결과의 책임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떠넘긴다. 이 과정에서 자존감은 흔들리고, 이용자는 스스로를 ‘결핍된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특히 “장원영 얼굴로 살아야 한다”는 식의 문구는 외모 불안을 조장한다. 특정 외모를 절대적 기준으로 이상화하고, 다른 얼굴은 되돌아갈 수 없는 ‘열등한 상태’로 낙인찍는 방식은 특히 청소년과 자존감이 민감한 연령대에 위험하다.
또한 이러한 단일 주파수를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으로 장시간 반복 청취할 경우, 청각 피로나 심리적 의존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반복적 음향 자극이 뇌파에 영향을 주며, 오히려 집중력 저하나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Copyrightⓒ더포커스뉴스(thefocusnews.co.kr.co.kr) 더포커스뉴스의 모든 콘텐츠는 지적 재산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복사, 전재, 배포 등을 하는 행위는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