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과 강제결혼 피하려던 아프간 여성, 분신 끝에 숨져

고은희 기자 2025-05-02 15:51:59
아프가니스탄에서 스무 살 여성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 간부와의 강제결혼을 피하기 위해 분신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2일 EFE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프간 서부 고르주에 거주하던 20세 여성 아비다는 지난달 27일 자택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 숨졌다. 익명을 요구한 아비다의 친척은 미국 매체 아무TV를 통해 "당시 아비다의 집은 탈레반 대원 20명에 의해 포위돼 있었다" "수년 전부터 (탈레반 사령관) 모함마드 라흐마니가 아비다와 결혼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가족을 협박해 왔다"며 "최근 탈레반 대원들이 아비다의 집을 급습해 아버지와 오빠를 구금하자, 자신도 곧 끌려갈 것으로 판단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아비다에겐 사실상 도망칠 방법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현지 여성 권리 보호 활동가와 인권운동가들은 이번 사건의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국제사회를 향해 탈레반의 인권침해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도 시작했다.

아프가니스탄 인권 옹호자 위원회는 특히 시골 지역을 중심으로 탈레반 대원들이 권력을 남용해 강제결혼을 일삼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탈레반 치하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체계적으로 자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탈레반은 2021년 미군 철수 이후 재집권한 뒤 여성의 중등 교육을 금지하고 고용을 제한하는 등 여성 인권을 억압하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여성 인권 침해 등의 이유로 탈레반 정부를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분신 사건에 대해 탈레반 당국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결혼을 강요한 라흐마니에 대한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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