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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고소 후 일가족 살해한 50대…“가족에 채무 넘기기 싫었다” 진술

최현서 기자 2025-04-16 13:34:29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 A씨가 15일 경기도 용인서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부모와 아내, 자녀들까지 일가족 5명을 숨지게 한 50대 남성이 사업 실패로 인한 극심한 채무와 형사소송 압박을 견디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16일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살인 및 존속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한 A씨(50대)를 상대로 사건의 동기와 전말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최근 광주 지역에서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했으나, 실제 진행 없이 계약금만 받은 혐의로 수십 명의 조합원들로부터 ‘사기 분양’ 고소를 당한 상태였다. 그에 따르면 수억원의 빚과 민사소송에 휘말리면서 심각한 정신적 압박을 받았다고 한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가족들에게 빚을 떠안게 할 수는 없었다”고 말하며,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광주경찰청에는 A씨를 상대로 한 사기 혐의 고소장이 접수돼 있으며,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A씨는 지난 14일 오후, 용인 수지구 자택에서 80대 부모, 아내, 그리고 10대와 20대의 두 딸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잠든 틈을 타 이들을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모두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기고 15일 새벽 승용차를 몰아 광주광역시로 도주했다.

경찰은 당일 오전 9시 55분께 시신 5구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즉시 ‘코드 제로’를 발령해 긴급 추적에 나섰고, 불과 38분 만인 오전 10시 33분께 광주 소재 오피스텔에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당시 그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흔적이 있었으며, 병원 치료 후 의식을 회복해 경찰서로 압송됐다.

A씨의 가정에는 평소 특별한 불화나 가정폭력 이력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이 범행 동기를 전부 설명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포함해, 사건의 전후 정황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숨진 가족들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진행 중이며,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간에 대한 소견은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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