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5월 17일

권력이 뒤흔들리고 혁명이 움튼 날
고은희 기자 2025-05-17 00:00:03
역사 속 5월 17일은 세계 곳곳에서 정치적 격변과 저항, 변화의 물결이 일었던 날로 기록돼 있다. 한국 현대사에서는 군사 쿠데타로 권력이 뒤바뀐 전환점이었고, 세계사적으로도 격변의 서막을 알리는 사건들이 잇따랐다.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5·18 직전의 밤
1980년 5월 17일 밤,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은 당시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는 사실상 쿠데타의 완성이었고, 다음날인 5월 18일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본격적으로 분출되는 배경이 됐다.

비상계엄 전국 확대는 계엄군의 무차별 진압, 대학생 및 정치인 연행, 언론 검열 강화, 국회 폐쇄 등으로 이어지며, 군부 독재 체제의 서슬 퍼런 탄압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남았다. 이날을 기점으로 광주를 중심으로 한 민주화 항쟁의 불꽃이 타올랐으며, 이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자 교훈으로 기록됐다.

 
1990년 5월 17일, WHO ‘동성애는 정신질환이 아니다’ 공식 선언
세계보건기구(WHO)는 1990년 5월 17일, 국제질병분류(ICD)에서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공식적으로 삭제했다. 이는 전 세계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역사에서 중대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이 결정을 기념해 매년 5월 17일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T)’**로 기념되고 있으며, LGBTQ+ 인권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차별에 맞서기 위한 국제적 연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1954년 5월 17일, 미국 ‘브라운 판결’로 인종차별 철폐의 서막
같은 날 미국에서는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 판결(Brown v. Board of Education of Topeka)이 미 연방대법원에서 내려졌다. 이 판결은 "공립학교에서의 인종분리는 위헌"이라는 판결로, 흑인 민권운동의 물꼬를 튼 역사적 판결이었다.

이로써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적 분리교육 제도는 위헌 판결을 받았고, 이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운동과 1960년대 민권법 제정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물결의 시작이 되었다.

 
그밖의 5월 17일 주요 사건들
1995년: 인도네시아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며 수하르토 정권 붕괴의 서막이 열림.
2004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첫 주가 됨.
1973년: 미국 상원, 워터게이트 청문회 시작. 닉슨 대통령 탄핵 사태로 비화.
1510년: 조선 중종 5년, 삼포왜란 발발. 부산포·제포·염포 등 삼포에서 일본 상인 폭동.
 
● 5월 17일, 권력을 향한 욕망과 자유를 위한 저항이 교차한 날
5월 17일은 권력을 찬탈하려는 군부의 움직임과, 억압에 저항하는 시민의 움직임이 극적으로 교차한 날이다. 또한 자유와 평등,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세계의 시선이 바뀌기 시작한 기점이기도 하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세계 인권사의 전진이 맞물린 이 날, 오늘을 사는 우리는 과거의 교훈에서 무엇을 기억하고 실천할지 되묻게 된다.

▲ 역사 속 5월 17일


▲ 5월 17일. 권력이 뒤흔들리고 혁명이 움튼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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