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히자 월초 신용대출로 ‘자금 쏠림’
공모주·주식 강세·선차입 심리 ‘트리플 요인’
당국 “필요시 LTV 추가 강화·거시건전성 즉시 발동”
송성용 기자2025-08-11 09:28:12
▲< 급증한 가계대출 / 사진: 연합뉴스>
8월 들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불과 일주일(5영업일) 만에 2조원 가까이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창구가 규제로 좁아지자 월초에 신용대출로 자금 수요가 쏠린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집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일 기준 760조8845억원으로 7월 말(758조9734억원) 대비 1조9111억원 증가했다. 하루 평균 2730억원씩 늘어난 속도로, 7월(일평균 1335억원)보다 두 배 이상 빠르고 6월(2251억원)도 웃돌았다.
증가세를 이끈 것은 신용대출이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9687억원에서 105조0380억원으로 1조0693억원 급증했다.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은 603조9702억원에서 604조5498억원으로 5796억원 늘어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업계에선 공모주·주식시장 자금 수요, 6·27 대출 규제 이전 체결된 주택 잔금 집행, 추가 규제 가능성에 따른 ‘선(先)차입’ 심리가 맞물렸다고 본다. 통상 신용대출은 월초에 늘었다가 월말 마통 상환으로 일부 줄어드는 계절적 패턴도 작용한다.
6월 말 발표된 6·27 부동산 대책은 수도권·규제지역 주택 매수 목적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만기를 30년 이내로 축소했으며, 신용대출은 연소득 이내로 묶었다. 하반기(7~12월)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도 기존 계획의 50% 수준으로 강하게 낮췄다. 이에 은행들은 모집인(대출상담사)을 통한 주담대·전세대출 접수 제한, 조건부 전세대출 축소, 금리·한도 조정 등으로 총량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10월까지 전국에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한시 제한하고, 1주택 이상 보유자의 전세대출·타행 대환 전세대출도 막았다. 하나·NH농협·신한은행은 9월 실행 예정분에 대해 모집인 경로의 주담대·전세대출 신규 접수를 중단했고, IBK기업은행은 실행 시점과 무관하게 모집인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규제지역에만 적용하던 임대·매매사업자 LTV 30% 규제를 수도권으로 확대하고, 수도권 주택 구입 목적 기업대출도 중단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전국에서 조건부 전세대출을 제한 중이다.
감독당국은 “주택시장 과열과 주담대 증가세가 안정화될 때까지 대책 이행 상황을 밀착 점검하겠다”며 필요 시 규제지역 LTV 추가 강화, 거시건전성 규제 등 추가 조치를 즉시 시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6월 기준 5대 은행 신규 가계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은행연합회 공시)는 944.2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용대출을 연소득 범위로 제한한 규제가 적용되면서 고소득·고신용 차주 비중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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